다상유동 연구

수중 운동체 주변 초공동 현상 해석

공동현상(cavitation)은 액체의 국소압력이 증기압(vapor pressure) 이하로 떨어질 경우 액체가 기체로 전환되어 기포가 발생하는 현상을 말한다. 배의 프로펠러, 터보펌프의 임펠러와 같이 유체를 이용하는 유압식 기계장치의 경우, 공동현상으로 인해 성능이 저하되거나 구조적인 피해를 입힐 우려가 있어 이와 같은 기계장치에서는 공동현상을 피해야 하는 현상으로 간주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고속 수중운동체와 같은 경우, 물과의 마찰로 인한 마찰력이 상당히 크기 때문에 공동현상을 이용하게 되면 운동체가 물이 아닌 증기와 마찰을 하게 되기 때문에 마찰력을 비약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된다. 공동이 수중운동체 전체를 감싸게 되면 이를 초공동(supercavitation)이라고 부르게 되는데, 초공동 수중운동체는 이 초공동 상태에 안정적으로 도달하는 것이 첫번째 목표라 할 수 있다. 초공동 수중운동체를 연구하는 분야에서는 공동을 두 가지 형태로 분류하는 것이 가능한데, 첫번째 형태는 자연공동(natural cavitation) 이며, 두번째 형태는 분사공동(ventilated cavitation) 이다. 자연공동은 글자 그대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공동을 말하여, 분사공동은 연소가스나 공기와 같은 비응축(non-condensable) 기체를 분사시켜 인위적으로 발생되는 공동을 말한다. 자연공동으로 초공동 상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매우 빠른 속도를 요구하기 때문에, 자연공동으로 초공동 상태가 되지 않는 낮은 속도 구간에서는 분사공동을 이용하여 초공동 상태를 만들면 자연 초공동 상태에 도달할 때 까지 안정적으로 가속을 시킬 수 있게 된다.


Fig. 1. 수중운동체 주변의 분사 초공동 유동


수중운동체는 동체 뿐 아니라 운동체의 자세 및 방향을 조절할 수 있는 제어판(control fin)이 존재하는데, 초공동 상태인 경우 제어판의 일부분은 물과 접촉하고 일부분은 증기(혹은 비응축 기체)와 접촉하게 된다. 제어판이 요구되는 유체력을 얻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물과 접촉을 해야 하기 때문에, 운동체 주변의 공동유동에 따라 제어판에 작용하는 유체력을 측정하고 분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문제라 볼 수 있다. 본 연구실에서는 분사 초공동 상태의 수중운동체에 대하여 운동체의 속도, 분사유량, 받음각, 운동체 형상 등의 요인을 변화시켜가며 운동체 주변의 초공동 유동이 제어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분석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Fig. 2. 받음각에 따른 수중운동체 주변의 초공동 유동 (자연공동+분사공동)


위의 그림은 받음각 여부에 따른 수중운동체 주변의 초공동 유동을 나타낸 그림이다. 받음각이 0도에서 1.5도로 증가함에 따라, 수평 제어판에 작용하는 양력계수가 매우 큰 폭으로 상승하는 것을 아래 그림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이는 쉽게 예상할 수 있는 결과이다. 하지만 받음각이 1.5도에서 3도로 증가함에 따라, 수평제어판에 작용하는 양력계수가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감소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제어판의 윗면에서 자연공동이 발생함으로써 증기압 이하로 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결과는 수중운동체 주변의 공동유동이 다상유동(multi-phase flow)이기 때문에 발생한 현상이며, 단상유동(single-phase flow)일 때 예상할 수 있는 결과와는 매우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본 연구실에서는 유속, 분사유량, 받음각 등과 같은 여러 조건 하에서 공동유동이 제어판에 미치는 유체력에 대한 연구를 활발히 수행중에 있다.


Fig. 3. (좌) 받음각에 따른 수평제어판의 양력계수, (우) 수평제어판 단면 주변의 자연공동